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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맹인 독경’ 천년의 脈 잇다

작성자: 변미진 작성일: 2016-01-20 조회: 392

도교 ‘맹인 독경’ 천년의 脈 잇다

[문화일보 2005-08-18 15:47]
(::사라졌던 칠월칠석 전통 첫 공개 시연::)

고려시대부터 전해오다 거의 명맥이 끊어진 도교(道敎)의 의식인 ‘맹인 독경’이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 시연됐다. 음력 칠월칠석날인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정릉2동 북악당에서는 대한맹인역리학회(김부봉 회장)가 주최하고 서울시문화재과, 성북구시각장애인복지관이 후원하는 시각장애인의 전통적인 ‘독경의식’이 시각장애인과 문화재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재현됐다. 독경은 중국에서 들어온 도교가 우리의 전통신앙과 만나 빚어진 전통적인 의식. 도교는 삼국 시대에 전해져 고려와 조선 시대까지도 국가적 차원에서의 도교적 제사들이 행해졌다. 그러나 유학자들의 반대로 조선 후기에 들어 관청의 공식적인 도교의 제사들이 폐지되면서 우리 민간 신앙의 하나로 토착화되었다. 조선시대의 경우 나라에서 여는 기우제(祈雨祭)나 기청제(祈淸祭) 등에 맹인들이 도교의 독송행사를 벌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동안 지방의 독경 기능보유자를 발굴하는 등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손태도 문화재전문위원(무속)은 “지방과 달리 서울의 경우 맹인들만, 그 중 주로 역술에 종사하는 분들이 독경을 이어왔으며, 지방은 1인이 독송하지만 서울은 3인 이상, 많게는 108인까지 합송(合誦)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의 2005년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동안 맹인 역술인들 사이에서만 이어져온 서울지역 맹인 독경이 일반에 공개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독경행사에는 당주(堂主) 채수옥(65)씨 등 7명이 참여했다. 순서는 축원, 용호경 합송, 배청, 북두주 합송, 옥추경 합송, 자음성, 제석 선경, 퇴송경 등으로 진행됐다. 대체로 독경에는 판소리의 휘모리 장단 속도의 빠른 4박만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서울 지역에는 이 4박 외에 3·2·3·2장단이 더 있으며 그것도 느린 것에서 빠른 것으로의 2가지 변화가 그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는 하효길(서울시 문화재 위원), 양종승(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최종성(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서인화(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허용호(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연구교수)씨 등 민속 연구자들도 다수가 참여해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맹인 독송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손 위원은 “시각 장애인은 국가나 사회로부터 보호 대상인데, 그들이 유지해온 전통 문화를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보존해 준다면 수많은 맹인들도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이미 독경이 충남과 전북 등 지방에서 도지정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중요성이 인식된 만큼 서울시 도 ‘시지정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했으면 하는 것이 서울 지역 맹인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엄주엽기자 ejy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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